이 글에서 빠진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유념하여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청나라의 서쪽변방 영토는 기본적으로 명나라의 것을 그대로 이어받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오초령(烏鞘嶺)에서 가욕관까지 이어지는 얇고 기다란 지역으로, 흔히 하서회랑이라 불리는 지역이었습니다. 청나라는 원래 서역으로 영토를 확장하는데 관심이 없었습니다만, 준가르와의 갈등 과정에서 의도하든, 의도치않든 영토를 늘리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은 크게 3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아래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695년 지도입니다. 위 지도와 같이 청나라는 가욕관 동쪽의 하서회랑만 차지하고 있었을 뿐, 그외 다른 영토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이라드의 갈단칸을 쫓는 과정에서 판도가 크게 바뀌게 됩니다.

1697년 지도입니다. 2년 전에 비해 영토가 상당히 비대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1696년 자오모도에서 갈단칸을 크게 격파한 청나라는 갈단칸이 티베트로 도망가는 것을 막아야 했습니다. 강희제는 준가르의 체왕랍탄에게 협조를 구했죠. 체왕랍탄은 청나라의 요청을 수락했습니다. 이로써 청나라는 갈단칸이 준가르 땅을 지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갈단칸이 티베트로 도망갈 루트는 아직 남아있었습니다. 준가르와 청나라 사이 딱히 주인이라 할 것이 없는 황무지 지대가 있었는데, 이 루트를 거쳐 후흐누르(중국 청해)로 가면 곧바로 티베트로 갈 수 있었죠. 청나라는 이 황무지 일대로 진군하기로 결정합니다. 볼롱질, 에지나를 시작으로, 쿠물, 바르쿨까지 모두 차지합니다.

할하 몽골인들이 청나라에 투항하면서 알타이 산맥 동면까지 모두 청나라의 판도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청나라는 알타이 산맥 동면을 국경으로 지정하고, 이 일대를 확실한 청나라의 영토로 만들어가기 시작합니다. 갈단칸은 이제 갈 곳이 사라졌네요. 1697년 갈단칸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합니다. 자살이었다는 말도 있고, 부하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말도 있는데… 위 형세를 보면 두 상황 모두 납득이 가네요.

1723년 지도입니다. 25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1717년 준가르는 티베트를 침공합니다. 당시 티베트는 준가르, 오이라드, 몽골에 대해 종교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치는 곳이었습니다. 그런 지역이 준가르의 손에 들어간다면 청나라 입장에서 준가르, 오이라드, 몽골을 관리하기 더욱 까다로워질게 뻔했습니다. 청나라는 곧바로 티베트 라싸 일대로 군사를 보냅니다. 준가르와 청나라는 군사적으로 충돌하게 되죠. 이 과정에서 순서대로 티베트, 투르판, 사주위(오늘날의 둔황), 롭누르, 후흐누르가 모두 청나라의 영토에 편입됩니다.

알타이 산맥 동면도 착실하게 청나라 영토가 되어갔습니다. 1727년 청나라는 러시아와 캬흐타 조약을 맺으면서 알타이산맥 동면에서 오호츠크해 까지의 국경선을 설정했습니다. 그리고 준가르에게는 알타이산맥 서면 이르티쉬강 일대까지만 유목하고, 그너머로는 넘어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사실상 알타이산맥을 하나의 거대한 DMZ처럼 두자는 것이나 다름없었는데요. 청나라가 이렇게 한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할하 몽골과 준가르가 접촉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오이라드와 몽골은 1640년대 공동의 법전을 만들 정도로 가까운 족속이었기 때문에 괜히 준가르와 할하 몽골이 접촉했다가는 뭔 일이 일어날지가 알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죠. 준가르는 계속해서 알타이산맥에 유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만 청나라는 끝내 들어주지 않았다고 하네요. 하지만 몰래 유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1757년 지도입니다. 준가르의 아무르사나가 청나라 건륭제에게 준가르의 칸 다와치를 정벌해달라 요청합니다.다. 이를 수락한 건륭제는 군대를 보내 1755년 다와치를 사로잡고 준가르를 정복합니다. 아무르사나는 본인이 준가르 일대를 지배할 줄 알았으나, 청나라는 생각이 달랐습니다. 건륭제는 준가르를 4구역으로 나누고 각각 우두머리를 두려고 계획했죠. 아무르사나는 이에 반발했고, 청나라를 향해 반란을 일으킵니다. 이 반란은 2년만에 진압되었지만 이후에도 준가르인들의 저항이 지속적으로 있었다고 합니다. 건륭제는 준가르인들에 대한 학살을 명했고, 이 지역에 중국 말을 잘 들을만한 사람들을 이주시키기 시작합니다.

DMZ로 두려고 했던 알타이산맥도 청나라 영토로 편입시킵니다. 이제 준가르도 사라졌는데 굳이 빈땅으로 둘 필요가 없었으니까요. 그렇게 준가르 땅은 청나라의 영토가 됩니다.

1695년과 1757년 청나라 영토 비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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